갤럭시 RTX 2070 SUPER로 만드는 핑크 PC “자꾸만 눈이 간다.”
갤럭시 RTX 2070 SUPER로 만드는 핑크 PC “자꾸만 눈이 간다.”
  • 김현동
  • 승인 2020.06.17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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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RTX 2070 SUPER가 이끄는 ‘핑크 어벤져스 군단’

갤럭시 VGA, 마이크로닉스 파워, 에너맥스 수랭 쿨러
다크플래쉬 or 3RSYS 케이스, 지스킬 메모리, ASUS 메인보드





[2020년 06월 17일] - 시작은 VGA이었습니다. 제품의 이름이 ‘개간지’일 때부터 사실 알아보긴 했습니다. 갤럭시 사람들, 제정신은 아니라는 것을요. 값비싼 그래픽카드에 저렇게 약간은 유치해 더욱더 재미있는, 심지어 된장 내 풀풀 풍기는 이름을 붙일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런데, 아마 그즈음이었을 겁니다. 갤럭시의 그래픽카드가 한국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시작한 시점 말이지요. 사실 알고 있었습니다. 웬만해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할 일들을 저질러 버리는 브랜드인 만큼, 언제고 이만한 사고(?)는 또 치리라는 것을요.

‘똘끼’의 정수, 남심 자극 그래픽카드
블랙 또는 화이트? 아니 남자는 Only 핑크
갤럭시 감성 돋네! 핑크 VGA
지포스 RTX 2070 SUPER PINK Edition

그런데도 소비자는 즐겁습니다. 시장에서 검증받은 방식대로만 제품을 출시한다면, 우리는 언제고 고만고만한 제품의 홍수 속에 개성 넘치는 제품을 만나지 못할 테니까요. 가끔은 그래서 이런 ‘똘끼’ 넘치는 만행을 저질러 주는 브랜드가 더 고맙습니다. 갤럭시는 넘치는 브랜드 가운데 단연 손꼽히는 행보로 늘 우리에게 소유욕을 자극해 왔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이건 남자를 위한 제품이 확실합니다.

그런데도 외우기 곤란합니다. 요즘 그래픽카드 이름이 참 길지요. 오늘 둘러볼 ‘갤럭시 GALAX 지포스 RTX 2070 SUPER EX OC D6 8GB PINK Edition’도 그렇습니다. 하드웨어를 오래 다루어 온 마니아라면, 각각의 표기에 나름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점을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그런데도 요즘 그래픽카드 이름 참 깁니다. 심지어 제품명만 써 내려가도 웹페이지 에디터의 한 줄이 모자랄 지경이니까요.

물론, 거의 모든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제품명이 이렇습니다. 좀 짧고 강렬하게 바꾸는 방법도 연구해 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여타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미 이런 방식으로 굳어져 불가능하다”란 답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갤럭시라면, 어쩐지 한 번쯤 고민해 줄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제품명에서 이미 예상하였듯, 이 그래픽카드는 요즘 가장 핫한 RTX 2070 SUPER 계열의 그래픽카드입니다. 요즘 팩토리 오버클럭이 기본인 세상이다 보니 오버클럭된 채 출고되는 제품이라 해도 그다지 감흥이 크지는 않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강렬한 핑크에 시선을 떼지 못하시겠지요?

기실 대다수가 찾는 블랙, 화이트, 그레이 등의 무채색 제품과 달리 이런 독특한 컬러의 제품은 수요층의 지극히 한정적입니다. 그걸 갤럭시가 모를 리 없겠지요. 하지만, 누군가 이런 제품을 만들어 준다면, 또 누군가는 분명 이런 제품 덕분에 크나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록 작은 시장이지만,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이런 제품을 만들어 주는 브랜드가 있다는 건 그래서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핑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가 뭘까요? 사실 블랙, 화이트, 그레이 등은 어느 색상과도 잘 어울립니다만, 밝고 산뜻한 느낌의 핫핑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는 역시 화이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순백의 화이트는 핑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마법을 부리니까요.

이 점은 갤럭시도 잘 알고 있던 듯싶네요. 온통 핑크이면 오히려 어색하고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을 것을, PCB를 화이트로 처리함으로써 절묘하게 컬러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예쁩니다. GPU와 전원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통합형 히트씽크와 5개의 히트파이프, 두 개 100mm 팬으로 구성된 쿨링부는 최근 다시금 고발열로 치닫고 있는 고성능/고전력 GPU와 전원부의 발열을 해소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갤럭시의 설명에 따르면, 히트싱크 면적은 50%, 풍압은 200%, 이전 시리즈보다 30% 이상 더 높은 발열도 해소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고 하는군요. 여기에 발열이 적을 땐 팬의 동작을 완전히 멈추어 소음을 줄이는 기능도 제공됩니다. 뭐, 오늘은 제품의 성능에 대한 부분을 둘러보는 게 목적은 아니니 기본적인 부분은 이쯤 살펴보도록 하지요.

출력포트는 3개의 DP 1.4와 하나의 HDMI 2.0을 지원합니다. 전원을 넣어보진 않았지만, 저 투명한 팬에는 분명 핑크 LED가 점등되겠지요. 갤럭시의 XTREME TUNER을 이용하면 팬의 조명도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까 제가 핑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는 화이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지금도 예쁘지만, 순백의 블레이드를 가진 팬을 달아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엎질러진 물, 시작했으니 핑크를 모아보자
파워 - 마이크로닉스 클래식 II 80 PLUS 브론즈 HDB PINK
케이스 - 다크플래쉬 DLM21 / 3RSYS S430
쿨러 - 에너맥스 AQUAFUSION 수냉
메모리 - G.SKILL TRIDENTZ RGB
메인보드 - ASUS TUF GAMING Z490 PLUS(WI-FI)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핑크 어벤져스 군단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정말 이게 아니었는데. 갤럭시 GALAX 지포스 RTX 2070 SUPER EX OC D6 8GB PINK Edition을 좀 둘러보다 저도 모르게 그럼 다른 핑크색 하드웨어를 모아보면 어떨까 하는 남다른 발상을 상상하게 됐습니다. 네, 거기서 멈췄어야 했습니다. 별것 아닌 이미지 몇 장을 얻기 위해 몇 주를 고생하는 일이 생길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처음부터 이런 제품 만드는 사람들, ‘똘끼’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래도 소비자를 위한 똘끼를 부리는 브랜드라면, 그런 제품만 찾아 시스템을 하나 만들어보는 똘끼도 누군가는 부려줘야 하지 않겠는지요? 하다 보니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요.


파워 서플라이 시장의 절대강자, 마이크로닉스도 핑크 하면 빠질 수 없겠죠. 마이크로닉스 클래식II 80PLUS 브론즈 HDB PINK는 무려 파워 서플라이에 핑크 컬러를 접목했습니다. 더구나 파워뿐 아니라 쿨링팬과 케이블까지 온통 핑크 핑크 합니다. 뭐 이런… 그런데, 예쁘네요. 그런데, 팬은 화이트라고요…ㅠㅠ

단지 컬러만 예쁜 건 아닙니다. 80PLUS Bronze 인증으로 품질과 가격의 모든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소비자에게 최상의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싱글레일 출력과 100%에 가까운 12V 가용량을 제공하는 DC to DC 회로를 탑재해 성능에서도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제품이기도 하지요.

시스템에 부하가 크지 않은 경우 파워 서플라이의 팬 동작을 멈추어 극도로 정숙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팬리스 모드, PC의 전원이 꺼진 후에도 시스템에 남아있는 열이 하드웨어를 손상하지 않도록 일정 시간 쿨링을 지속하는 특허기술인 애프터 쿨링 등 마이크로닉스가 자랑하는 첨단기술도 모두 제공됩니다.


그나마 핑크색 케이스는 선택지가 다소 넓은 편입니다. 아, 오해는 하지 마세요. 넓다고 해도 국내시장에 출시된 모든 핑크색 케이스를 다 찾아보아도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밖엔 되지 않으니까요. 오늘은 이 중 우수한 품질을 갖춰 선택하셔도 후회하지는 않을 만한 제품 두 가지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DarkFlash DLM21과 3RSYS S430 제품입니다.

사진상으론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지만, 실제로 두 제품의 핑크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크플래쉬의 제품은 무광의 핑크인데 비해 3RSYS의 제품은 유광 처리된 핑크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 제가 사진을 못 찍어 그런 걸 수도 있고요.


그래픽카드 시장의 똘끼 충만한 브랜드라면 누구나 갤럭시를 꼽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케이스 시장의 똘끼 넘치는 브랜드는? 아마 절대다수 소비자가 바로 이 브랜드를 꼽겠죠. 다크플래쉬. 제품부터 마케팅까지, 하는 짓이 하도 특이해 요즘 그냥 마구마구 눈에 띕니다. 민트색 케이스부터 개폐식 사이드 패널까지, 뭐 아무튼 독특한 짓(?)은 다 해댑니다. 이런 브랜드에 핑크색 케이스 정도는 애교죠.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죠? 비록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 제품이라도 과감히 움직이는 브랜드는 소비자의 눈도장을 받기 마련이라고요. 다크플래쉬의 케이스는 저렴한 가격, 말도 안 되는 화려한 컬러 선택지, 여기에 정말, 이 가격이 맞나 싶은 깔끔한 마무리로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반면, 오랜 기간 묵묵한 끈기와 꾸준함으로 소비자의 인정을 받아온 3RSYS의 S430 역시 둘러볼 만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 역시 내외부가 모두 핑크 컬러로 처리돼 있습니다. 광택이 가미된 도장을 사용해 깨끗하고 반짝이는 느낌을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S430을 고려해 봄 직합니다.

살펴본 두 케이스 모두 요즘 LED 이후 PC 시장의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는 수냉쿨러의 장착이 가능합니다. 2열 라디에이터를 전면이나 상단에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다크플래시 DLM21은 MATX의 강자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MATX 사이즈의 메인보드를 지원합니다. 반면, 3RSYS S430은 ATX 사이즈의 메인보드도 지원이 가능합니다.

다만, 수냉쿨러와 최신의 하드웨어를 조합할 계획이시라면 다양한 변수를 함께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괜히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6년여 만에 의욕적으로 PC 조립에 도전했다가, 저지를 수 있는 바보짓은 다 저질렀으니까요. 케이스는 슬림해지는데 최신 프로세서의 발열은 무지막지해지고, 메인보드의 전원부 역시 거대해지다 보니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더군요.


수냉쿨러,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시죠? 실상은 저도 그렇습니다. 요즘 수냉쿨러 전성시대로 접어들며 저렴한 제품부터 고급제품까지 선택지가 급격히 넓어졌으니까요. 저는 그 중 에너맥스의 AQUAFUSION 화이트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파워 서플라이의 대명사에너맥스가 웬 쿨러?”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기실에너맥스는 파워 서플라이로 유명세를 떨칠 때부터 각종 쿨러와 쿨링팬 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관련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는 등 쿨러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보여준 브랜드였습니다. 한동안 국내 마케팅 활동이 뜸했지만, 최근 다시 활달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고요.

갓 출시된 수많은 제품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는 언제나 고민거립니다. 막 열리고 있는 시장이라서 아직 내구성이나 품질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도 않았을 테고요. 저는 이런 경우 가장 보수적으로 제품을 선택합니다. 오랜 기간 존속해온 브랜드인지, 해당 브랜드의 제품에 심각한 결함이나 문제가 생겼던 이력이 존재하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화려한 조명효과보다, 저렴한 가격보다 중요한 건 사용하는 동안 믿을 수 있는 품질일 테니까요.

아, 에너맥스의 아쿠아퓨전이 화려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핑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순백의 화이트 컬러,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하고 깔끔한 마무리, 현존하는 모든 LED Sync 기술을 모두 지원하는 화려함, 거의 모든 소켓을 지원하는 폭넓은 범용성, 그리고 와~ 하는 탄성이 들게 하는 정숙성과 성능까지. 분명 누구에게 추천해도 만족할 제품입니다.


G.SKILL은 화려한 수상경력, 강력한 오버클럭 메모리로 이미 레전드급이죠. DDR4-3600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눈이 뒤집혀 집어 들고 말았지만, 생각해 보니 화이트 컬러의 DDR4 메모리도 선택지가 몇 종 있건만, 제품을 보는 순간 미처 거기까지 생각을 못 했네요. 이 제품은 PC4-28800(DDR4-3600)의 빠른 동작 속도를 제공합니다.

ASUS, GIGABYTE, MSI 등의 RGB 싱크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물론, 전용 소프트웨어로 자체적인 RGB 효과 조절도 가능합니다. 뭐 G.SKILL 메모리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알루미늄 히트싱크, 기막힌 면발광, 넉넉한 오버클럭 능력까지, 흠잡을 곳이 없는 제품이죠. 화이트가 아닌 건 이번 PC 구축에서는 조금 아쉽네요.

아, 장착된 프로세서는 인텔 10세대 코어 i9-10900K입니다. 공정의 개선이 뒤따르지 않은 탓에 발열이 조금 걱정되긴 합니다만, 좋은 쿨러를 장착해 주고 나니 걱정이 없습니다. 이 밖에 원 다이 구조와 늘어난 코어, 압도적으로 빨라진 동작 속도는 현존하는 어떤 프로세서도 범접하지 못할 무시무시할 성능을 발휘합니다.


메인보드는 ASUS TUF GAMING Z490 PLUS(WI-FI)입니다. 간혹 화이트 PCB를 사용한 제품이 출시되곤 합니다만, PCB 위에 각종 컴포넌트가 장착되고, 패턴이 인쇄되고 나면 화이트의 의미가 조금은 퇴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하드웨어가 결합하는 제품인 만큼 성능과 안정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필수일 테고요. 최근 주요 메인보드 사의 제품 퀄리티는 엇비슷해졌지만, 저는 과거부터 돈 몇만 원 아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ASUS의 메인보드를 선호합니다.

이유는 간단한데요, 초기 출시 버전에서부터 주요 제조사의 메인보드 중 버그가 가장 적고 완성도가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몇몇 유명 브랜드의 제품도 벌써 몇 대 째 내려오는 고질적인 버그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부분은 출시 초기엔 사용하기 어려울 만큼 업데이트가 필수적인 부분들도 보이고요. 그래도 ASUS의 메인보드는 한국 소비자의 깐깐하고 세심한 스타일에 맞추어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가장 잘 조율된 모습을 보입니다.

Z490 칩셋, 새로운 소켓 1200, 강력한 성능과 함께 다소간의 발열도 고려해야 하는 인텔 10세대 프로세서와 짝이 될 제품이기에 ASUS TUF GAMING Z490 PLUS를 선택했습니다. ASUS 최고가 라인업은 아니지만, 충분히 든든하고 믿음직한 수준입니다.

최근 각종 디바이스 간의 무선을 이용한 데이터 공유, 또는 N스크린이 업무 환경 효율화를 위해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에서 블루투스/와이파이의 지원은 굉장히 유용할 듯싶습니다. 여기에 ASUS의 RGB 컨트롤 기능인 AURA Sync 1, 2세대를 모두 지원하고 있어 어떤 RGB 장비와도 호환을 확보하기 수월합니다. 아, 예상외로 발열이 심한 M.2 SSD의 발열 해소를 위해 써멀 패드가 부착된 M.2 전용 히트싱크도 기본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필요한 건 다 갖추었다. 조립!!
메인보드도 장착하고 파워도 장착합니다.
아, 분노의 라디에이터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줍니다

저 PC 조립해 본지가 6~7년은 됐을 겁니다. 옛날엔 분명 잘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더군요. 그래도 해본 기억이 있어 어디에 연결해야 하는 줄은 알겠는데, PC 조립이 이렇게 온갖 삽질(?)의 연속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진행하면서 살펴보시죠.

준비한 메인보드가 ATX 사이즈이기에 아쉽게도 다크플래쉬의 DLM21은 조립에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당초 계획은 MATX 메인보드도 한 장 준비해 양쪽의 조립 결과를 모두 보여드리는 것이었지만, 조립 한 번에 녹초가 되고 나니 더는 진행할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메인보드에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워터블럭을 결합하는 것으로 조립을 시작합니다. 매뉴얼은 간단한데 뭔가 부품은 엄청 많아 어려웠지만, 실제 조립에 사용하는 액세서리는 많지 않더군요. 다만, Intel/AMD의 다양한 소켓 규격을 지원하다 보니 소켓에 따라 사용하는 액세서리류가 달라지는 것이더군요. 저렇듯 장착이 된 걸 보면, 에너맥스 AQUAFUSION은 인텔의 최신 규격인 소켓 1200을 정상 지원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그런데, 워터블럭의 방향이 잘못됐습니다. 메모리 쪽으로 튜브가 배치돼야 하는데… 그래도 이 정도 삽질은 애교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ENERMAX AQUAFUSION 시리즈는 폴리아미드 튜브를 적용해 쫀쫀하면서도 매우 유연합니다. 워터블럭을 먼저 설치한 상태에서 메인보드를 넣게 되면 라디에이터가 이리저리 끌려다니게 되는데, 관리가 한결 쉬웠습니다.


핑크빛 케이블로 구성된 파워도 장착해주고 메모리도 꽂아줍니다. 워터블럭을 잘못된 방향으로 연결하긴 했지만, 수정한 후엔 무난하게 조립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라디에이터였습니다. 애초에 상단 장착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장착하려고 보니 메인보드 전원부의 히트싱크가 높이 튀어나와 있어 라디에이터가 장착돼야 하는 자리까지 들어가질 않습니다. 약 1cm 가량 덜 들어가더군요.

나름의 편법을 이용했지만, 오늘 소개하고 있는 하드웨어의 조합으로는 온전한 라디에이터의 장착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행여 이 기사를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이 사실을 주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더 큰 케이스를 선택하시거나, 또는 히트싱크가 더 낮은 메인보드를 선택하시는 등 변화를 주셔야 합니다. 수냉쿨러 장착이 이리 어려운 일인 줄 정말 몰랐네요.

라디에이터의 상단 장착이 어려워지자 저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럼 전면에 달지 뭐!!” 네 전면에는 아무 이상 없이 아주 잘 장착됩니다. 그런데, 라디에이터를 전면에 장착하고 보니 이번엔 길이 때문에 그래픽카드가 장착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있나요 다시 떼어내야죠.

이번엔 어찌어찌 기존에 갖고 있던 히트싱크 등을 교체해 주며 라디에이터를 겨우 상단에 장착했습니다. 그런데, 장착하고 나니 쿨링팬 뒤로 케이블을 넘겨 선정리 할 공간이 나오질 않습니다. 어떡합니까, 또 떼어내야죠. 상단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실 분들은 장착 전에 반드시 케이블부터 연결/정리 위치로 이동시킨 후에 장착하시기 바랍니다.

아니, 웬만하면 조립은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두 번 맡기세요.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갑자기 핑크가 미워졌습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라디에이터 장착이 끝났습니다. 제가 뭐랬어요. 핑크와 화이트는 유독 잘 어울린다고 했죠? 그런 의미에서, 마이크로닉스 클래식 II 파워의 커넥터가 화이트였다면 더 완벽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대망의 그래픽카드 장착입니다. 핑크핑크한 파워 케이블도 연결하고요. 사진상으로는 파워, 케이스, 그래픽카드의 핑크색이 약간씩 다르게 나오는 예가 많습니다만, 그림자 때문에 도드라져 보이는 예가 잦습니다. 실제로는 위 이미지처럼 파워와 케이스는 마치 원래 세트였던 것처럼 색상의 통일성이 완벽하며, 그래픽카드만 살짝 진한 정도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반면 파워의 케이블은 살짝 옅어 보이는 핑크색입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엇비슷한 컬러라서 일체감이 좋습니다.

파워의 케이블이 화이트이거나, 또는 커넥터가 화이트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드네요. 정작 해당 조합에서도 매칭이 좋은지는 다시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에너맥스 AQUAFUSION의 조합이 너무 훌륭하니 이런 생각이 점점 더 드는군요.

완성! 핑크핑크 열매를 삼킨 시스템
겉과 속이 핑크로 대동단결~ 자꾸 눈이 가다.
누가 봐도 남자 취향 저격, 남자를 위한 PC
책상 아래보다는 책상 위가 더 어울려!

자, 마침내 험난했던 조립을 마쳤습니다. 정말, 웬만하면 PC 조립은 전문가에게 맡기시기를 추천합니다. 수냉쿨러까지 포함된 시스템은 나름 조립에 일가견 있는 이에게도 정말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메인보드의 색상만 좀 더 고민해 본다면, 핑크색 그래픽카드와 케이스 파워 등을 이용한 시스템도 제법 예쁘다는 게 확인된 느낌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자꾸만 눈이 갑니다. 겉은 핑크색 속은 형형색색 바로 RGB 싱크 기능이 비밀입니다. 메인보드와 메모리, 수냉쿨러까지 ASUS의 AURA Sync를 지원하므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원하는 RGB 효과, 또는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는 쿨링팬을 활용한다면 일체감을 더욱 높일 수 있겠네요. 요긴한 팁이니~ 추가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최근엔 그래픽카드의 팬에도 RGB 효과가 기본으로 제공되죠. 단독으로 효과를 조절할 수 있는 툴이 제공되긴 하지만, 이렇듯 메인보드 등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갤럭시 GALAX 지포스 RTX 2070 SUPER EX OC D6 8GB PINK Edition까지 일체화된 조명효과를 발한다면 정말 멋질 것 같은 느낌이네요.

아무튼, 누구도 쉽사리 말하지 못했지만, 핑크는 분명 남자의 컬러 맞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컬러. 동시에 책상 위로 자꾸만 올려두고 싶은 마성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쿨러. 그래서 남자는 핑크라잖아요! 아, 그런데 만들어 놓고 보니 여성 유저도 엄청나게 좋아할 수밖에 없을 비주얼이긴 합니다. 하긴 누가 쓰면 어떤가요. 예쁘면 그만인 핑크인 것을요.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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