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 편 출시에 1년이면 충분”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
“게임 한 편 출시에 1년이면 충분”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
  • 김현동
  • 승인 2020.05.03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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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에 다양한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터뷰] 구글, 올해를 빛낸 게임의 주역.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




[2020년 05월 03일] -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한때 잘 나가는 대기업 임원이었다. 누구에게는 분명 부러운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만족과는 거리가 먼 삶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수 없이 되뇌었다. 모두가 ‘개발자’로 불리던 조직에 몸담은 한 명의 구성원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 변화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내 능력을 발휘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 기왕 하는 거라면 남들이 주저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겠다는 승리욕이 발동했다.

고심 끝에 안정된 조직이라는 터울을 과감히 박차고 모바일 게임 전문기업 슈퍼어썸을 창업했다. 스타트업 대표가 되어 무거운 걸음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조급해하지도 않았고 필요하다면 느리게 걷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느덧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사이에 동종 업계에서 부러워할 만큼 다양한 결과물이 나왔다.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게임으로 ‘빅베어’와 ‘헬로키티 프렌즈’가 연달아 선정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이뤘다.

슈퍼어썸은 자신을 이렇게 평가한다. ‘남들이 마다하는 가시밭길도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한 걸어갈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인정해준 것은 바로 이용자였고 전략은 먹혔다. 오늘날 게임이라는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바로 남이 외면하던 분야를 향했던 전략이다. 물론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잘 닦인 안정된 노선에 올라 경쟁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이자 성공 가능성이 보장된 것 아닌가? 라고.

“오늘날 모바일 게임은 RPG 장르가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유행이 되었어요.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RPG가 아닌가 하는 눈치를 보낼 정도로 대세인데요. 그래서 해당 분야로 성공을 노리는 스타트업도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거든요. 할 줄 아는 분야를 두고 막연한 가능성만 좇는 건 그만큼 불확실한 리스크를 품고 가야 합니다. 잘하는 분야에서도 성공이 힘든데, 주변 분위기에 편승하는 전략이 먹혀들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개발사 슈퍼어썸 설립
하이퍼캐쥬얼, 퍼즐, 미드코어RPG
새롭고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다.

큰 조직의 임원이라는 과거의 명예를 뒤로하고 맨땅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일궈내야 할 작은 조직의 수장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은 조동현 대표. 보는 시선이 달라진 만큼 역할도 달라져야 했다. 주변 환경부터 돌아봤다. 몸이 기억하던 과거의 경험과 수년간 운영했던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모든 조건이 녹록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단 한정된 인력임에도 더 나은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정비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작은 조직만의 실행력을 최대한 돋보이게 만들 프로세스다.

‘속전속결’이라는 단어 그대로를 연상하면 옳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속도만 빠른 건 곤란했다. 빠르면서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선보일 방법이다. 그렇다면 인력을 충분히 충원해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이면 되지 않을까? 애초에 대기업이기에 가능한 방식임을 익히 경험해봤기에 대안이 필요했다. 번거로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자원을 투입하는 판단 착오 또한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다. 자리가 잡혀가면서 자연스레 속도가 붙었다. 동종 업계에서 가장 빠른 상품화 속도는 슈퍼어썸을 설명할 때 나오는 표현이다.

실제 관련 업계가 슈퍼어썸을 이야기할 때 월등히 빠른 개발 속도와 상품화 과정을 높게 친다. 최소 2년 이상에서 넉넉잡아도 3년은 족히 걸려야 하나의 게임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보다 짧은 불과 약 1년이면 충분하다. 2017년 선보인 ‘헬로키티 프렌즈’만 해도 개발에 총 1년 6개월을 소요했다. 더구나 캐릭터 IP(지식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타이틀은 원작자와의 조율이 수없이 이뤄지며, IP의 이해까지 절충하는 복잡한 과정을 수반한다. 이 과정을 모두 포함한 것이니 속도가 보통 빠른 것이 아닌 매우 빠른 셈이다.

두 번째 경쟁력은 완성도다. 사실상 기술력과 상응하는 부분인데 조직 체계에서 해답을 찾았다. 보통 기업이 팀 혹은 부서 단위로 조직을 꾸리고 프로젝트를 위임하는 거라면 슈퍼어썸의 조직 단위는 개인별 능력을 중심으로 한 직군 체계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새롭게 론칭 될 때 역할에 따른 인력을 선별하고 개발을 진행한다. 전자의 경우 팀 내 인력에 누수(이직 또는 퇴사)가 발생하면 개발이 지연되거나 특정인에 의존도가 높기에 기법이 단절되는 일이 흔했다. 급기야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도 흔했다.

그 점을 알기에 선택한 후자는 특정 인력에 의존하거나 혹은 부서에 일임하는 것도 아닌 오직 전체적인 균형에 초점을 맞춘 배분 형태다. 효율이 향상하자, 속도는 자연스럽게 빨라졌으며, 역할과 능력에 맞췄기에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한층 수월하게 전개됐다. 물론 기업이 요구하는 개인별 스킬이 어느 수준 이상 숙련되어야 함 또한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할 정도로 인력 채용 시 능력 심사 비중이 엄격하게 이뤄진다.

“스타트업이 확보해야 하는 장점은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초급 개발자가 하는 가장 큰 착각이 일단 회사에 입사하고 이후에 다니면서 배운다는 것인데요. 그렇게 되면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방향성도 충족하지 못하지만, 경쟁력도 뒤지게 됩니다. 결국은 회사는 회사대로 신인도를 잃고 도태되며, 개인은 변화하는 트랜드만 쫓다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슈퍼어썸이 실력을 가장 중시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는 소통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원점에서 창조하는 것이 아님은 슈퍼어썸 게임 카테고리가 지닌 숙명이다. 분명 새로 출시한 게임임에도 낯익은 이유는 이미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섭외한 까닭인데 그렇다 보니 캐릭터를 새롭게 만드는 것과는 달리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캐릭터가 추구해온 가치관 혹은 그동안 대중에 각인되었던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고 동시에 게임이 추구하는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점은 공학 차원의 단순한 요행보다는 사람 사이에 이뤄지는 것임에 인문학적인 이해가 주효했다.

5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다양한 캐릭터를 재해석하고 게임에 녹이는 과정에 습득한 슈퍼어썸 본연의 노하우는 오늘날 타 IP 기반 게임 개발사가 쉽게 넘보지 못하는 핵심 경쟁력이 됐다. 원작자와 개발사 사이에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게임에 접목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을 체크하고 설득하는 부분에서도 긴밀하게 이뤄지는 프로세스와 현장에서 습득한 노하우가 빛을 발휘했다. 이와 같은 총 3가지 요건을 핵심으로 글로벌 트랜드에 맞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었다.

색다른 재미를 안기기 위한 발상!
세상에 없었던 게임 만드는 기업
“새로운 곳에 다양한 기회가 있다.”

2014년에 설립한 슈퍼어썸은 어느덧 6년 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설립 2년인 2015년에 선보인 빅베어가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게임으로 선정된 것이 첫 번째 쾌거다. 2016년에는 구글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럭키 스트라이크가 TOP 15 안에 선정됐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헬로키티 프렌즈가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게임으로 재차 선정되면서 매년 굵직한 기획을 세웠다. 2017년 공개한 헬로키티 프렌즈는 출시 6일 만에 글로벌 50만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초에는 글로벌 25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게임개발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슈퍼어썸은 수치와 실적으로 능력을 입증하였다. 그렇다면 슈퍼어썸이 꾸준한 성장을 하게 된 핵심은 무엇일까?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는 성장의 비결을 다름과 같이 설명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간 선택’ 말 그대로를 풀이하자면 가장 불확실한 길을 먼저 가라는 의미인데, 보통 주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설명에 힘이 실렸다.

“우리가 새로운 길을 가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기존 게임과 비슷한 뭔가가 새로운 타이틀을 앞세워 등장하면 관심이 갈까요? 물론 새롭게 나왔으니 초반에는 잠깐 눈길은 주겠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갈아타야 할 이유가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이미 성숙한 시장에 같이 발을 담그고 합류하는 것이 다수 개발자는 안정적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판단 착오라는 거죠. 먼저 시장을 선점한 강자가 역할을 잘하고 있기에 기회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남들이 관심 두지 않는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에요.”라고 조언했다.

오직 SW 개발 능력 하나만을 믿고 수많은 청년이 창업 문턱을 넘는 2019년 지금. 조금이라도 안정된 길이라는 이유로 충분히 성숙한 시장에 발을 담그고 기회를 노리지만, 실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은 매스컴이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매년 전문 교육을 수료하고 개발자가 시장에 쏟아지는 것도 치열한 경쟁을 암기하지만, 이중 상당수가 좌절을 겪는 것은 잘못된 판단에 의존한 결과임을 인정해야 한다. 분명 지금의 청년에게 IT 기술 특히 SW 개발 능력은 미래를 살아갈 핵심 언어임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남들이 다 매달리는 분야가 꼭 탈출구가 되는 건 아니라는 설명. 내가 잘하는 분야. 나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 그게 바로 핵심이자 슈퍼어썸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었다.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와 1문 1답

Q. 슈퍼어썸의 의미는 무엇인가?
A. 개발 이사가 지어준 사명이다. “SUPER + AWESOME”의 조합으로 만든 합성어인데, 감탄사가 나올 만큼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라는 의도에서 탄생했다. 설립 6년 차인 지금도 사명에 부합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고, 지금까지 선보인 게임 또한 세상에 없던 그래서 처음에는 생소하지만 즐기면 익숙해서 감탄사가 나오는 작품이라고 자신한다.

Q.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A. 헬로키티 프렌즈의 경우 2017년에 글로벌 출시했으며 출시 6일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50만을 돌파한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지금은 250만 다운로드를 넘겼고 기록은 계속 경신 중이다. 2017년에는 올해를 빛낸 게임으로 선정되었으며 대외적으로 수상 또한 계속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 게임의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가 넘는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성과가 미진한 국가들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Q. SW 분야가 기술력이 중요할 것 같다.
A. 맞다. 게임이 계속 출시되다 보니 시중에 나온 타이틀 대부분의 기술력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상태다. 슈퍼어썸은 작은 조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잘할 것 같은 담당자를 꾸리고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이 방식은 전체적인 기술 수준이 균등하게 향상되고 종국에는 프로젝트 진행 속도까지 가속이 붙는다. 약 1년 기간 안에 게임 한 편 출시를 알리면 의심하는데 실제 1년이면 충분하다.

Q. 기업가가 꿈인 청년에게 조언한다면?
A. 실제로 해보니 정말 끝을 알 수 없는 가시밭길이었다. 그래서 마음을 먹었다면 걷기 전에 치밀한 준비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창업은 실전이다. 따라서 모든 기술을 익혀야 하고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혼자 하는 일은 없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 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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