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g 써볼래? 초경량 마우스 쿨러마스터 MM711
60g 써볼래? 초경량 마우스 쿨러마스터 MM711
  • 김현동
  • 승인 2020.03.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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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가벼운 마우스, 60g 실화냐?

[써보니] 초경량 마우스 쿨러마스터 MM711




[2020년 03월 22일] - 옛 어르신 가로되 자고로 남자가 큰일을 하려거든 행동거지가 진중해야 한다고 하였건만 온라인으로 펼쳐지는 세상에도 그 원칙을 대입하려니 다소 억울한 기분이 드는 건 단지 느낌 탓일까? 정의당 비례 1번 류호정 만큼이나 대리해 승률 조작에 앞장설 능력자라면 모르겠다만 그게 아닌 대다수 현실은 수백 시간 투자하고도 영 나아지지 않으니 말이다. 진중하라는 속뜻 그대로를 풀어보자면 매 기로에서 다양한 변수를 따지고 또 따지며 경솔하게 결정 내리지 말라는 의미 일거다.

하지만 오직 승부로 가리는 세상에서 그러한 여유를 갈구하는 건 딱 잘라 말하자면 죽기 십상이다. 설령 여지를 가진다 치자. 생각하려고 마음먹는 그 순간 빛의 속도로 어딘가에서 날아오는 한 방에 판 종료. 수 없이 반복해 체득한 감각에 동물적으로 반응하는 움직임만이 생존을 가늠하는 잣대요. 눈과 정신 그리고 몸이 하나로 동일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이 생존비기라고.

대전에 임하는 자세가 눈으로 보고 머리로 판단하고 그제야 손가락으로 행하는 거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십중팔구 ‘아 씨~~~~~~~’가 입 밖에 나올 테고 그러는 사이에 판은 깔끔하게 정리된 이후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냉혹한 실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실력도 관건이지만 내 맘대로 움직여주는 장비 하나 들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 점에서 게임 좀 해봤다는 자를 중심으로 더 가볍고 더 얍삽하고 더 손에 감기는 그런 마우스가 여전히 전성기일 수밖에 없는 건 승률과 연관 깊단다.

가벼워야 매력이다.
몸이 편해야 이길 수 있다.
기준은 60g부터!

‘우와~ 이렇게 가벼워?“ LG 노트북 그램이 세상에 공개되던 당시 분위기가 이랬다. 1kg 미만 무게로 초경량이라는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던 당시까지만 해도 뭔가 하나를 빼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수치였기에 강하게 의심했다. 더 가볍지만, 더 강해지고 더 오래 쓰는 노트북은 그렇게 세상에 등장했고 오늘날 부러움의 온상이 된 단어 초/경/량이 지닌 위상은 남다르다.


이제 그 초경량은 노트북을 접수했고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먹거리 물색에 나섰으니 시야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마우스 되겠다. 덕분에 예상치 않게 초경량이라는 풍요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초경량 사수 전에 나선 브랜드는 다름 아닌 쿨러마스터. 애초에 튜닝으로 한가닥 하던 브랜드인지라 시작부터 풍기는 분위기 한 번 평범할 수 없다. 아니 제품이랍시고 내놓은 그 녀석 쿨러마스터 명성에 걸맞게 기막히게 생겼다.

화이트와 블랙 그리고 무광과 유광 중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아무나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 만큼 그만한 가치를 용납할 수 있는 상품성 확보가 관건이다. 물론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바람한 번 잘 통할 것 같은 육각형 사출 형태이기에 아무래도 장시간 사용할 경우 적어도 손에 땀이 차는 문제 하나는 기막히게 해결해낼 묘안임이 분명했다. 마우스라는 것이 단순히 손에 쥐고 움직이는 것쯤으로 여긴다면 십중팔구 일반 사용자다. 하지만 전문 사용자에게 마우스는 PC와 소통을 중재하는 유일한 매개체이기에 내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고 움직여줄 심복 같은 제품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쿨마의 신박한 시도는 의미가 더욱더 남다르다.


각설하고 하고많은 제품 중에서도 작고 볼품없을 것만 같은 마우스로 도전장을 내민 이유가 뭘까? 물론 마우스가 초경량이 될 경우 득 되는 요건이 있긴 있더라. 몇 가지 조건을 내세웠는데 먼저 쿨마가 초경량이라 인정할 마우스 기준에 60g을 세우면서 참 할 말이 많아졌다. 그 점에서 들고 다닐 것도 아닌 마우스가 굳이 가벼워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의구심이 발동할 수 있겠다만 가볍다고 알려진 마우스 상당수가 80g 수준이며 이보다 가벼운 극히 일부 제품이 70g을 간신히 충족하는 상황. 에게~ 10g 가지고! 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10g을 줄이는 것이 바로 기술이다! 참고로 자전거에서 단 몇 그램을 줄이기 위해 수백을 투자하는 것은 예사다. 게다가 이렇게 가벼운 쿨마마우스. 이제는 크지만 들고 다녀도 부담없다.


이쯤 하면 인정할 마우스 업계의 동병상련. 세상에는 두 가지 마우스가 있다. 하나는 60g을 넘기는 마우스와 60g에 불과한 마우스다. 가벼운 마우스가 안기는 효과라면 손목에 누적되는 피로감이 적다는 것이고 좀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손목 스냅만으로 게임 승률 높이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다는 거다.

가볍게 만들기 위한 쿨마의 시도는 남다른 발상으로도 표출했다. 쿨마가 허니컴보 스타일이라 명명한 사출 디자인은 표절의 왕국 중국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형태다. 쉽게 말해 벌집 문양의 육각형을 무수히도 많이 찍어낸 것을 연상하면 된다. 60g을 달성하자고 굳이 생산하기도 어렵고 번거로운 벌집 형태를 만들었는데, 좋게 말해서 매끄럽지 않아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일품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아무래도 먼지 등 외부 이물질 유입에 무방비 노출된 정도가 당장 걱정된다.

그 점에서 칠푼이도 알만한 단점을 그냥 내버려 뒀다면 쿨마가 아니다. 마우스 몸통과 바닥 면에 무수히도 뚫린 육각형은 클릭 버튼 부분 위쪽만 깨알같이 남겨뒀으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터. 아무래도 손이 자주 타는 곳이라는 거다. 그래도 땀이나 먼지 등의 유입을 완벽하게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물론 마우스 하루 이틀 만들어본 브랜드도 아니고 믿는 구석이 있다. PCB 기판과 버튼 등 직접적으로 외부에 노출되는 곳을 방수 처리 코팅해 놨다. 물에 담가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유입되는 번지나 땀으로 인한 문제에 강한 제품이다.

두 번째는 사용한 부품의 고급됨이 남다르다. 시중에 널린 그 많고 많은 마우스가 품질까지 구태여 신경을 썼을 거라 믿는가? 돈 앞에서는 그 무엇도 속일 수 있는 것이 오늘날 자본주의가 감춘 실상 아니던가! 속지 않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기준을 아주 깐깐하게 세우면 되겠다. 그 점에서 강조하는 초경량이라는 단어부터가 엔지니어를 암 걸리게 만드는 요건이다.

그냥 좋은 마우스 하나 만들어 달라는 것이 더 쉬운 주문이라고 하소연할 정도로 무게를 적당히도 아닌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할 정도로 가볍게! 라는 희대의 과업을 달성하는 건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는 도전에 가깝다. 그렇게 감량한 60g 무게의 마우스가 제 역할을 하고도 남는다는 건 누가 뭐래도 대충 만들지 않았기에 가능한 결과다.



핵심이 되는 센서는 최대 감도 16,000DPI를 내세운 PIXART PWM3389 모델이다. 가장 많은 손을 타는 그러한 이유로 가장 많이 고장 나서 늘 화근이 되는 스위치는 내구성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OMRON사의 그것이다. 질려서 교체하는 일은 있어도 고장 나서 내동댕이치는 일은 걱정하진 않아도 될 듯싶다. 이 두 가지 부품이 사실상 품질 전반을 좌우한다.

정확한 반응과 원하는 방향으로 커서가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트래킹 기능은 근본적으로 쓸 만한 마우스를 가를 때 많은 이들이 기본적으로 따지는 부분이다. 고가 브랜드가 굳이 비용 부담이 큰 고급 센서를 도입하는 이유라면 바로 신뢰성 높은 움직임이다. 이 점은 스위치라고 예외는 아니다. 수치상 2,000만 회 수명을 내세우고 있는데 가볍게 눌러지고 반발력 또한 우수해 게이밍 마우스라면 선호한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두 가지 브랜드가 한 살림을 차렸으니 품질에서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가는 상황. 마우스라는 제품이 갖춰야 할 기본기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세 번째는 발상이 평범할 수가 없다. 마우스에 무슨 기능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편견인 데다가 변할 이유도 없다. 그 정도로 평범한 마우스 인생에 참신한 시도가 더해질 유일한 발상이 시작된 셈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화살표 문양의 마우스 커서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단지 사소한 기구에 불가한 것에 각별히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쿨마는 경량화에 주목했다.


60g이라는 마우스는 애초에 상식적일 수 없는 제품인 데다가 기준을 충족하고자 한다면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없앨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케이블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조금이라도 가볍고 유연한 케이블이 기본이다. 가볍다는 건 다시 말해 비싸고 고급지다. 그러한 결과로 도입한 케이블은 살짝만 건들어도 바닥에서 떠서 반응할 것만 같은 가벼운 60g의 마우스를 전혀 휘젓지 않는다. 견고하게 연결돼 있지만 자유롭게 휘고 부드러운 성질이 일품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대다수 마우스가 견고함을 미덕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이 드세다 못해 잘 휘지도 않거나 혹은 꺾이거나 꼬이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앞에서 풀다가 포기하거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사용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아무리 옆에서 뒤적거려도 그 진동이 옆 사람까지 전달하지 않는 에이스 침대같이 고요한 움직임을 보장하는 근간은 낚싯줄만큼이나 유연하지만 동시에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내구성까지 동시에 충족하는 울트라위브 케이블이다. 견고한 것이 부드럽기까지 하니 참 매력적이다.


마우스에 관심 없는 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세 가지 조건이지만 이들 조건이 제대로 된 마우스라면 꼭 갖춰야 할 필수 항목이라는 것. 쿨러마스터의 힘을 빌려 세상에 등장하기 전까지 마우스는 하나같이 무겁고 단단했고 견고함만을 줄곧 강조했다. 물론 이조차도 충분히 좋은 조건이지만 쿨마는 역발상에서 기준을 달리 세웠다.

더 가볍고, 더 유연하고, 더 부드러워야 한다는 점을 말이다. 오늘날 세상에 등장한 초경량 마우스의 끝판왕! 순위를 굳이 따지자면 쿨러마스터 MM711이 첫째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마우스이자 가장 독특한 마우스이며 가장 인상 깊은 요건을 고루 갖춘 대표 주자라는데 누가 이견을 내세울 수 있을까? 그제야 명확한 60g의 비밀. 왜 그렇게도 무수히도 많은 육각형 타공을 공들여 뚫었나 싶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타당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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